남다현 개인전 <Pieces of Color field>

​Exhibition date: Aug 6 - Aug 26, 2022

Exhibition Statement

우리가 인상깊다고 한 그 순간은 우리의 시야를 통해 기억에 새겨지고 그 때의 느낌이 기억에 스며든다. 한 여름 비가 가득 내린 뒤 한껏 개었을 때, 집 앞 화단의 싱그러움을 기억한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루앙 대성당’을 시간에 따라 그린 작품들을 보면, 같은 사람이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순간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른 그림이 그려짐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찰나를 돌아보기 위해 다양한 전자 매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전자 매체들은 찰나에 느끼는 우리의 감정에 대해 소통하지 않는다. 전자 매체들은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우리가 가진 찰나의 경험들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고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이러한 순간에 대해 느낀 감정을 다시 재해석해서 설명해주기를 바란다. 현실 자체의 모습보다는, 우리의 경험에 비춰 찰나를 경험하는 과정에 촉발되는 감정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남다현이 그린 이전의 작품들, 특히 <비움의 미학> 시리즈는 작가 개인에 대한 경험을 담은 작품들이었다.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들을 색깔로 승화하여 캔버스에 표현한 바 있는 그의 미술 세계는 색채의 선명성을 강조한 방법으로써, 관객과 소통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Pieces of Color field> 는 앞서 말한 시리즈의 기법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에서 작가가 경험한 찰나와 그 장면을 통해 느끼는 작가의 감정을 색을 통해 표현하였다. 자칫 순간의 모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지만, 그 찰나의 경험을 통해 생겨난 우리의 감정들은 흐릿하나마 마음 속의 설명할 수 없는 형태로 남는다. 그리고 그 형태는 우리의 상황에 맞춰 재해석된다. 한국에서 추상화가로 살아간다는

작가의 현실 속에서 전업 화가로 선다는 것은, 뚜렷하지 않은 미래 속에 비록 작으나마 무언가의 순간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이를 재해석하고자 하는 작품 형성 방식과 닮아있다. 그리고 작가의 손에서 나온 찰나의 감정들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설명된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과 그에 대한 감정을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설령 그것이 화가의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이번 전시가 내면에 존재하는 찰나의 경험과 감정들을 일깨우고, 작품을 통해 화가와 소통할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평가 민지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