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Rina) 작가 개인전 (BFA Fine Arts)

전시 일정 : 2019년 4월 2일  - 4월 22일

SVA Seocho Gallery,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89길 30, Suit B1)

 
Rina Park's abstract oil painting features a white background with evenly spaced black rectangular markings.

작가노트 (노트중 일부)
선과 색 그리고 움직임으로 감정을 담는다. 남긴다. 그린다. 어렵다. 마음(혹 그 감정)이란건. 나의 마음이건 타인의 마음이건 가늠해야한다. 때론 그 마음들이 어렵다. 어려운 마음에 유일한 위로이자 표현이자 나의 영원한 대변인 같은 때론 내 자존감이 되어주기도 하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나에게 영원해줄 그런 존재.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달래보며 이야기한다. 내 곁에서 영원해달라고. 나의 하나뿐인 존재들에게. 작업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감정이 지남에 따른, 혹은 감정의 ‘기록’이라고 적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 하나 개개인 전부 다르듯,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한 사람의 그림 또한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정에 대한 기록을 작업으로 삼고 그 감정에 따른 움직임과 주어진 색을 통하여 그 날, 혹은 그 감정, 그때(moment)를 기록한다. 작업은 주로 내가 마주하게 되는 재료의 특성과 질감(texture)에 따라서 작업을 통한 나의 감정 방향은 달라지기도 한다. 때로는 붓고 긋고 긁은 위에 다시 또 채우고 그 곳에 또 다시 붓고 또 다시 긁는다. 거기서 남는 것이 있고 그것이 어떤 추상의 형태, 어떠한 형상과 질감을 띄기도 하며 점차 그렇게 기록은 하나의 작업으로 완성되어간다. 나 자신이 어떤 재료를 만나 그 재료와 ‘나’라는 존재가 주변 상황 혹은 감정 그 어떠한 것들을 통해 그것을 캔버스 혹은 어느 공간에 새로운 형태로 나의 시간과 감정이 뒤섞여 시각적인 결과물이 만들어져나온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나’일 것이며, 말하고 싶지만 때론 말할 수 없는, 말로써 표현되어지지 않는, 알아주었으면 하지만 어쩌면 알리고 싶지 않은. 그러나 드러내고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표현 욕구를 담아내고 있다. 어쩌면 나의 이런 행위가, ‘나’라는 존재의 감정을 숨겨야함에 갇혀 있는 다른 타인들에게, 그 감정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은 마음도 담겨있는 듯하다. 사람의 한계는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듯이, 그 지나간 감정을 되살릴 수 없듯이 사람이 어느 순간을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듯 나는 그 순간 그 시간 나의 감정을 기록하는, 표현하는, 담아내는 그리고 그런 행위를 통해 나는 하나뿐인, 다신 똑같이 복제되지 못할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나 자신 또한 지나온 작업을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때 그 순간과 나의 그 시간과 그 때의 나의 감정은 비슷할 수는 있어도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유일한, 하나뿐인 그 순간들을 작업하고 있다. 다시 그것을 시각적으로 바라보게 됨으로써 때론 그 때의 감정이 남아짐을 간직하고 있다는 그 어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음에서 오는 만족감이나 표현에 대한 해소는 나 자신의 회복과 치유로 되돌아오기도한다. 이런 작업, 그리는 행위들을 통해서 나는 타인에게 말로써 다할 수 없는, 사람에게 공유할 수 없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해와 공감에 대한 그리고 전달의 한계성에 부딪히는 것들을 그림속에 토해낸다. 그리고 그림은 그것을 받아내어준다. 그 속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이 있으면서도 어쩌면 간접적으로 그 비밀을 또 드러내고있다. 추상(이라는 사람들이 정의하에 정해진 그 단어로 정리하자면)을 통해. 결국 나는 소통을 원하면서도 결국 타인에게 나의 비밀은 아주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함을 보이고 있다. 어느 누가 과연 ‘자신’에 대해 타인에게 완벽히 솔직할 수 있을 것인가. 열 길 물속 알아도 한 길 사람속 모른다고 한다. 그림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하면서도 나는 그 한계를 표현하는 아이러니속에서 그것이 어쩌면 바로 내가 추상을 좋아하며, 즐기며, 결국 하나의 작업 방식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이지 않을까 하고 본다. 추상은 이렇게 나에게 이런 연유들로 아주 매력적이다. 아마 살아있는 동안 나 자신이 계속 작업을 하게 될 수 있는 원동력이고 내 감정이 죽지않고 살아있어 주는 이상 나는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그렇게 해야 내가 살아질 수 있을 테니까. (사람들이 타인에게 혹은 심지어 가족이라 한들,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 한들 100% 그들의 모든 것을 서로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그들만의 상처 혹은 비밀이 있을 수 있고, 혹은 말로써는 표현해내기 어려운 ‘것’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이것이 나뿐만이 아닌 모두에게 속한 그저 인간적인, 인간이 갖고있는 본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채워질 수 없는 그 부분들을, 혹은 말로써 다하지 못하는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나는 작업을 통해, 그림을 통해 그 부분들을 채우거나, ‘너’만은 변하지 않고 날 알아주겠지 라는 말을 되뇌이며 그 곳에 끄집어내어본다. 그렇게 작업과 하나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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